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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인 기본법 (63조원 유출, 원화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규제)

by peakmind83 2026. 10. 14.

10월 국감에서 코인 관련 이슈 세 개가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63조원 해외 유출,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백, 증인석에 없던 거래소 대표들. 얼핏 보면 따로 노는 뉴스 같지만 저는 9년째 코인 시장을 지켜보며 이게 전부 같은 뿌리에서 나온 문제라는 걸 진작에 느꼈습니다. 디지털 자산 기본법 하나가 1년째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는 것, 바로 그게 핵심입니다.



63조원 유출의 진짜 의미

국감에서 '63조원이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수치가 나오자 언론이 일제히 외화 유출 프레임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이건 총 출고액이지 순 유출이 아니다'였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혼동하는 것과 같은 오류죠.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총 출고액은 62조 8천억 원 규모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여기에는 업비트 계좌에서 개인 지갑으로 옮기는 단순 이동분까지 전부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40%나 줄어든 값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현물 거래 자체가 크게 위축된 탓이 큽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해외로 향하는 실질 비중이 오히려 커졌다는 점, 그리고 해외 거래소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 진짜 문제입니다. 저도 한때 바이낸스 계좌를 쓴 적이 있는데, 수수료가 쌓이는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작년 한 해 국내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 낸 수수료만 5조원 규모라고 하니, 이게 진짜 손실입니다.

결국 우리가 집중해야 할 숫자는 63조원이 아니라 해외로 나가는 비중과 수수료, 이 두 가지입니다. 그리고 왜 투자자들이 해외로 나가는지를 보면 답은 명확합니다. 국내에서는 현물 매수·매도가 전부지만, 해외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기초 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 거래가 24시간 가능합니다. 여기서 DEX란 중앙 운영자 없이 스마트 계약으로 돌아가는 탈중앙 거래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한국 주식 파생상품을 한국 사람이 해외에서 거래하는 상황이 이미 현실입니다.

  • 총 출고액 62조 8천억 원 — 순 유출이 아닌 이동 포함 수치
  • 작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했으나 해외 비중은 오히려 확대
  • 해외 거래소 수수료 손실만 연간 5조원 추산
  • 국내 불가 레버리지·선물 거래가 해외 이탈의 핵심 원인
요약: 63조원은 총 이동액이며 순 유출이 아니지만, 해외 거래소로 흘러나가는 수수료와 비중 확대는 실질적인 손실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1년째 제자리

국내 거래소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올해 6월 한 달에만 6조원을 넘었고, 7월까지 누적으로는 80조원에 달했습니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건 하나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미 원화를 스테이블코인으로 환전해 쓰고 싶어 한다는 것, 그런데 마땅한 원화 기반 수단이 없으니 테더(USDT)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를 의미합니다. 이 시장에서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습니다. 일본의 핀테크 기업이 발행한 엔화 스테이블코인, 즉 JPY 코인 거래의 54%가 한국 시장 단 하나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1년째 탁상공론을 벌이는 동안, 일본은 이미 민간 핀테크에 인가를 내줬고 그 수혜를 한국 투자자들이 채워주고 있는 셈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엔화 코인의 거래 체결 속도와 편의성은 예상 밖으로 매끄러웠습니다.

왜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이렇게 멈춰 있을까요. 한국은행은 은행이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만 발행할 수 있게 하고, 금융당국이 만장일치로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민간 핀테크 기업이 무분별하게 원화를 찍어내면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효과가 약해지는 '통화 정책 전달 메커니즘 훼손'이 발생한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서 통화 정책 전달 메커니즘이란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했을 때 그 효과가 실제 경제 전반에 파급되는 경로를 뜻합니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인가권은 자신들 소관이라며 한국은행의 주도권 요구에 반발합니다. 올해 1월 은행 중심 컨소시엄부터 허용하는 절충안이 국회에 보고되며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10월 국감에서 금융위원장은 여전히 '누가 발행할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1년을 돌아 제자리입니다.

요약: 원화 스테이블코인 부재로 투자자들이 일본 엔화 코인까지 사는 상황인데, 한국은행과 금융위 간 관할권 싸움으로 법안이 1년째 표류 중이다.

 

기본법을 막고 있는 두 개의 발목

디지털 자산 기본법이 이렇게까지 지연되는 이유를 따져보면 결국 두 개의 이권 싸움으로 수렴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문제가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입니다.

작년 12월 금융위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꺼냈습니다. 원화 마켓 이용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선 거래소는 한국거래소나 대체거래소(ATS)처럼 공공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2023년 3월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도 단일 주주가 15%를 초과할 수 없고, 승인을 받아야만 30%까지 허용됩니다(출처: 금융위원회). 암호화폐 거래소 지분 제한의 기준선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당연히 거래소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올해 1월 5대 거래소 공동 성명, 2월 여당 TF 긴급 면담이 이어졌고, 야당은 '갈라파고스 규제'라며 재협상을 예고했습니다. 갈라파고스 규제란 세계 표준을 무시하고 자국 기준만 고집하는 과도한 규제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현재 코인원의 참명훈 대표는 54%, 코빗은 넥슨 지주사가 60%, 고팍스는 바이낸스가 67%를 보유하고 있으니,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기존 지배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업비트를 직접 겨냥하는 이슈도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네이버 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 공정위 심사로, 올해 10월 7일 세 번째로 일정이 밀렸습니다. 다른 하나는 최선 집행 의무(Best Execution Obligation)입니다. 이는 중개업자가 여러 거래소 중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호가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주문의 절반을 중개업자를 거치게 하면 업비트의 점유율이 현재 66%에서 50% 아래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9년을 투자하며 느낀 건데, 이런 규제 설계가 특정 경쟁자를 키우기 위한 구도처럼 보일 때 투자자 신뢰는 가장 먼저 흔들립니다.

요약: 기본법 지연의 본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권과 거래소 지배구조를 둘러싼 부처·업계 간 이권 싸움이다.

 

증인석 없는 국감, 책임도 없는 제도

기본법이 1년째 멈춰 있다는 지적이 나온 국감에, 정작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두 축인 업비트 대표도 빗썸 대표도 없었습니다. 작년 국감 때 두나무 대표를 불러 기업 망신 주기 논란이 있었으니 올해는 자제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판단이 아쉬웠습니다.

작년 국감과 올해 국감 사이에 업비트 대규모 해킹과 빗썸 오지급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행 이용자 보호법에는 거래소가 해킹 사건을 보고할 의무도, 이용자에게 배상할 책임 조항도 없습니다. 금융당국 스스로도 '해킹만으로는 조치할 근거가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빗썸 제재도 결국 내부 통제 위반이 아니라 명부 작성 미비 조항을 끌어다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년을 투자하며 제가 가장 답답하게 느낀 지점이 바로 이겁니다. 투자자가 감당해야 할 위험은 명확한데, 그 위험을 보호해줄 제도의 설계가 시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합니다. 과세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득과 손실의 계산 기준도 불명확하고, 주식 투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해소되지 않은 채 세금부터 걷겠다는 태도는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보고 의무와 배상 책임 조항은 전부 디지털 자산 기본법 2단계에 들어갈 내용입니다. 결국 증인석이 비어 있는 것도,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도, 투자자가 보호 없이 시장 위험만 온전히 짊어지는 것도 전부 기본법 공백에서 비롯됩니다. 국회 입법조사처 역시 올해 국감 이슈 보고서에서 디지털 자산 분야 최대 현안으로 기본법 지연을 꼽았습니다.

요약: 거래소 대표가 증인석에 없는 것도, 해킹·사고 후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없는 것도 기본법 공백이 낳은 결과다.

 

자주 묻는 질문

Q. 63조원 해외 유출이라는데 진짜 그 돈이 다 빠져나간 건가요?

A. 아닙니다. 이 수치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옮기는 단순 이동분까지 포함한 총 출고액입니다. 실제 순 유출과는 다른 개념이며, 작년 동기보다 약 40% 줄어든 수치이기도 합니다. 다만 해외 거래소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연간 5조원 수준이라는 점은 실질적인 손실로 볼 수 있습니다.

 

Q.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왜 아직도 없는 건가요?

A.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의 발행 주체 관할권 다툼이 핵심입니다. 한국은행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만 허용하자는 입장이고, 금융위는 인가권이 자신들 소관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싸움 때문에 작년 12월 정부안이 무산됐고, 올해 10월 국감에서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Q.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왜 문제가 되나요?

A. 금융위가 제시한 15~20% 제한안을 적용하면 현재 코인원 54%, 코빗 60%, 고팍스 67%의 지배구조를 전면 재편해야 합니다. 업계는 이를 갈라파고스 규제로 비판하고 있으며, 사실상 특정 거래소의 시장 구도를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Q. 디지털 자산 기본법은 언제쯤 통과될 수 있나요?

A. 연내 처리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감과 예산 일정이 겹치고 공청회도 무산됐으며, 정무위원장이 야당 소속이라 안건 상정 자체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본법보다 과세가 먼저 시행되는 역순이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

9년을 코인 시장에 있으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시장이 빠르게 바뀌는 건 늘 있는 일인데, 제도가 그 속도를 못 따라올 때 그 공백은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 됩니다. 63조원 유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백도, 거래소 사고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현실도 전부 디지털 자산 기본법 하나가 비어 있어서 생긴 일입니다.

기본법이 늦어지는 이유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부처와 업계 간 이권 다툼이라는 점이 더 답답합니다. 과세를 추진하려면 소득과 손실의 계산 기준을 먼저 명확히 하고, 주식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왜 다른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제도가 먼저 갖춰진 다음에 의무를 요구해야 신뢰가 생깁니다. 앞으로 정무위 법안소위 일정과 정기국회 처리 여부를 직접 확인하면서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eViTNYyH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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